몇 달 전부터 바다가 보고싶어 노래를 부르다 마침내 시간이 나서 여수를 다녀왔다.
전주 사는 친구와 같이 출발하게 되어서 유성-전주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해 전주-여수 기차를 탔다.
유성에서 전주가는 시외버스를 타면 중간에 덕진에서 내려주는데, 내리자마자 건너편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119번 버스를 타면 전주역까지 15분 정도면 도착한다!
<여행 경로>
여수역-진남관-진복식당-거북선 광장-중앙떡집(서시장)-오동도-다시 여수역
(여수에 머문 시간 약 6시간 30분)
생각해보니 반나절만에 저정도면 엄청 알차게 여행한거시다!!
여수역에서 진남관까지는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. 버스가 있으나 그 시간 간격이 매우 기니...
시간이 맞으면 타고 아니라면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것을 추천한다.
나는 같이 간 친구와, 혼자 오신 관광객 한 분까지 해서 셋이서 택시를 탔다.
택시비가 3200원 나왔으니 뿜빠이하면 1200원 하는 시내버스보다 이득....!
진남관 건물이 있는 자리는 충무공 이순신이 전라좌수영의 본영으로 사용하던 곳인데 당시에는 진해루라는 누각이었다. 진해루가 정유재란 때 일본군에 의해 불에 타 소실되자 1599년(선조 32) 삼도 수군 통제사 겸 전라 좌수사로 부임한 이시언(李時言)이 전라좌수영 건물로 75칸의 거대한 객사를 지어 진남관이라 이름 짓고 수군의 중심기지로 사용하였다. 후에는 역대 임금의 궐패(闕牌)를 봉안하고 군수가 망궐례를 올렸으며 국경일에는 군민들이 모여 봉도식(奉道式)을 거행하였다.
<네이버 두산 백과 인용>
요약하자면, 원래는 이순신이 있던 진해루라는 건물이었는데,
중간에 그 건물이 소실되어 더 거대한 객사를 지어놓은 것이 진남관이다.
실제로 정말 거대하다. 어마어마한 규모에 입이 떡 벌어지는 정도.
아쉬운 점은 진남관 보수공사를 하려고 기둥을 살펴봤더니 그걸 벌레들이 다 먹어놔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태라고 한다. 현재도 보수공사 딱지가 붙어있고, 맨 끝쪽 기둥은 철제 기둥으로 다시 받쳐놓은 것을 볼 수 있다. 실제로 보면 (특히 끝쪽 기둥들이) 살짝 기울어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.
국내 객사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, 보수가 잘 되어서 앞으로 사람들이 더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.
진남관 근처 진복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했다.
여수 여행 가시는 분들 계시다면, 진복식당 꼭 가세요 진짜 사랑입니다.
서대회정식(1인 11000원)을 시켜 먹었는데, 밥을 먹는 내내 감탄사가 이어졌다. 이걸 뭐라고 표현할까... 배부른데도 밥 한 공기 시켜서 그것까지 다 먹었다. 배부른 상태에서 입에 넣는데도 맛있는 정도라고나 할까.
하 진짜... 반찬 하나하나가 다 너무 맛있고 막 행복이다.
기본 상차림은 사진에서 볼 수 있으며(서대회정식을 메인으로, 간장게장/양념게장 형제가 등장하며 다시마쌈/배추쌈이 나온다. 꼬막도 나오며 갓김치도 꿀맛.... 파래도 비리지 않고 고소하다. 기타 나물류 김치류 만찬이 나오며 수육도 나온다. 수육+김치+두부 삼합으로 나오는데 아 이것도 환상의 맛. 집에서 먹었던 수육을 제외하면 이 수육이 제일 맛있었던듯), 김가루+참기름+서대회무침+밥을 비벼먹는 맛이 환상이다.
여수사람들이 많이 찾는 식당이며, 친구 말에 따르면 가끔 손님들 오시면 대접하러 가기도 한다고!
여긴 너무너무 맛있으니 또 홍보를 해야겠다.
여수 맛집 진복식당 꼭 가세여!!! 나만 알기 아쉬운 맛집이라 소개합니다 진짜 꼭꼭이여ㅜㅜ
(맛집이라고 써놓으면 검색에 걸리겠지!!!)
메뉴는 서대회정식(1인 11000원), 보리정식(1인 8000원)이 있는데 두 메뉴가 반찬이 살짝 다릅니다.
근데 난 서대회정식 츄천
포스팅 하다보니 또 가고싶다.....
진복식당 바로 앞쪽이 거북선 광장이라서 거북선 구경 좀 하고 바다 구경도 했다.
진복식당 반찬에 쑥인절미가 나온다.
밥 먹고 디저트 개념으로 먹으면 딱 좋은데, 이 떡이 너무 맛있어서 계산하면서 떡 어디서 떼어오시냐고 물어봤다ㅋㅋㅋㅋㅋ 서시장에 중앙떡집이라는 소리를 듣고 바로 찾아감.
진복식당에서 많이 먹었을테니 소화시킬 겸 해서 한 10분?15분? 정도만 걸으면 된다.
서시장 내부가 매우 복잡하긴 한데, 네이버 지도에다가 중앙떡집을 치면 나오니까 근처까진 갈 수 있다! 근처 가서는 시장 상인분들께 여쭤보기를 추천.
시장 안에서 한 5분쯤 헤매다 결국 중앙 떡집을 찾았다.
진복식당에서 떡 먹고 찾아왔다고 하니 어제도 그런 사람들 있었다고, 아주머니께서 허허 웃으셨다. 콩고물 많이 달라고 했더니 약수터 바가지로 가득 퍼서 떡이랑 같이 넣어주셨다ㅋㅋㅋㅋ
시장인심도 사랑합니다.
목표였던 쑥 인절미를 구매한 뒤 돌아 나오는길에 친구가 간판을 기억하고 싶다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.
그 소리를 어떻게 들으시고는, 인터넷에 올릴거냐며 이리 오라셔서는 꿀떡을 한 봉지 가득 챙겨주셨다.
사실 여수 여행 포스팅은 귀찮아서 할 생각이 없었는데 중앙시장 아주머니 덕분에 시작하게 되었다.
진복식당에서 먹었던것처럼, 떡 맛은 꿀맛이었다.
여기 택배 배달도 하신다고 합니다. 진복식당 떡을 맛있게 드셨던 분들은 한 번 가보거나, 주문해서 드셔보시길!
떡을 사서는 오동도까지 설렁설렁 걸어갔다.
그러고보니 진남관 갈 때 택시탄거 말고는 계속 걸어다녔다. 저녁에 괜히 힘든게 아니었어....
나처럼 차 없이 여수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에게 희소식이 있다.
오동도 앞에 무료 짐 보관소가 있습니다 여러분!!!! 100원 내야하긴 하는데 나중에 짐 뺄 때 돌려준다.
도보여행자들, 특히 내일러 분들은 오동도 가기 전에 잔돈 준비해 가세요! 아님 잔돈 없으면 오동도 들어가는 길에 분식 파는 포장마차 많으니까 거기서 뭐 사드셔도 될 듯 합니다.
짐 보관함에 가방을 넣어놓고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! 오동도에 입성했다.
오동도는.... 걍 좋으니 사진으로 대신하겠다. 오동도에서 한 3시간쯤 놀았던거 같다.
오동도는 꼭 가세요! 바다가 예쁩니다. 산이랑 어우러지면 더 예쁘더군요.
산 꼭대기에(산 꼭대기라고 쓰니까 올라가는데 힘들거 같지만 하나도 안 힘들어여) 등대랑 전망대도 있어요!
오동도에서 다시 걸어 나와서 여수 엑스포역에 도착하는것으로 일정이 마무리되었다.
여수 가서 사용한 여행 경비는
택시비 1000원
서대회정식+공기밥추가 12000원
중앙떡집 쑥인절미 3000원
물 1000원
핫도그(오동도 앞에서 간식) 2000원
총 19000원
그렇다, 2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여수 여행을 알차게 하고 온 것이다.
서대회정식 드시고 나면 어차피 배불러서 저녁 못먹어욬ㅋㅋㅋㅋㅋㅋ
나도 한 위 하는 사람인데 저녁 먹을 생각도 안 듬....
물론 교통비와 숙박비가 들어간다면 여행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겠지만....
그래도 알차게 다녀온 여행인거 같다!
마무리는 내가 보진 못했지만, 여수출신 친구가 보내준 여수밤바다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