얼마 전, 친한 후배에게 편지를 받았다. 생일이라고 친구들에게 편지를 받았던 것을 제외하면 대학에 와서는 거의 처음 받는 편지였던 것 같다.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산되었고,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등 SNS의 발달로 다들 빠르고 짧은 글에 익숙해졌다. 다른 이들을 말 할 것이 아니라 나 부터가 그랬다. 빨리 읽을 수 있고 짧은 글에 열광하며 많은 것에 금방 지루함을 느꼈고, 카카오톡의 1이 사라지지 않으면, 사라지고 답이 없으면 항상 불안해 했다.
고등학교 때 까지만 해도 친구들과 토론하고, 편지를 주고 받는 일이 일상이였다. 조그마한 종이 조각에 쓴 편지부터 전지만한 크기의 큰 편지지에 쓴 편지까지. 얼마 전 다시 꺼내본 다양한 편지지에는 일상 얘기부터 미래에 대한 걱정까지 온갖 이야기가 가득했다. 금방 생각해서 쓴 글이 아닌, 심사숙고하여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 내 과거의 생각이 종이 위에 가득했다. 편지를 다시 보는 내내 긴 글에 대한 갈증이 느껴졌다. A4용지 한 장도 금방 거뜬히 채우던 나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펜을 들거나 키보드에 손을 얹어놓고는 지면을 채우는데 할애하는 시간이 길어졌다. 시간이 길어지자 나는 지루함을 느꼈고 곧 손을 떼게 되었다. 제대로 된 글을 쓰지 않은지도 벌써 몇 년인가 하는 질문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. 사실 그 동안 글을 쓰고 싶었던 적은 많았다. 하지만 생각을 털어놓을 만한 공간도 없었고, 내 생각을 어딘가에 써 놓는다는 자체가 조금 부끄러웠다. 이제부터 그 생각을 버리고, 생각 나는대로 글을 적어보려고 한다. 블로그를 연 일이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규칙적이지는 않더라도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이 목표이고, 주제는 내 마음대로. 앞으로 이 공간이 내 공간이 되길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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